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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u, al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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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의 과녁이었고, 동시에 그의 방아쇠였으며, 그가 쏜 총탄의 궤적을 제멋대로 휘게 만드는 예측 불가능한 바람이었다.
S급 바람 속성 가이드를 미끼로, S급 풀 속성 센티넬을 개활지로 끌어내는 것.
2026.10.01

총성이 울린 것은 정확히 14시 37분이었다. 왼쪽 허벅지를 관통한 탄환이 콘크리트 잔해 위에 핏방울을 튀겼고, 홍예준은 그 충격에 한쪽 무릎이 꺾이며 잔해 뒤로 쓰러졌다. 등이 부서진 벽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폐허의 공기를 갈랐다. 순간적으로 시야가 하얗게 번졌다가 돌아왔다. 허벅지에서 뻗어 나오는 열감은 칼날로 긋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뼈를 빗겨간 탄환이 근육 조직을 찢고 지나간 자리에서, 뜨거운 피가 슬랙스 천을 적시며 흘러내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허벅지 위를 손으로 눌렀다. 장갑 없는 맨손에 끈적한 혈액이 묻어났다.

빗나갔다. 그것이 첫 번째 판단이었다. 저격수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다행이라고, 그는 차갑게 계산했다. 숄더 홀스터에서 권총을 뽑아 안전장치를 해제하는 동작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정확했다. 총신의 차가운 금속이 손바닥에 닿는 감각이 신경을 깨웠다. 그의 하늘색 눈이 건물 잔해 너머, 저격 각도를 역산하며 움직였다. 11시 방향, 반파된 건물 3층 부근. 사선을 차단하는 콘크리트 벽 하나가 그와 죽음 사이의 유일한 경계선이었다. 호흡을 고르며 그는 등을 벽에 단단히 밀착시켰다. 다리에서 올라오는 욱신거림이 맥박과 동기화되어 규칙적으로 신경을 찔렀지만, 그 정도의 통증은 무시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그는 왼손으로 허벅지의 지혈 압박을 유지한 채, 오른손에 쥔 권총의 탄창을 확인했다. 윈드-스태빌라이저 특수탄 3발, 일반탄 9발. 충분했다. 저격수의 위치만 특정하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는 통신기에 손을 가져갔다. 잡음 섞인 주파수가 귀에 꽂혔다. 현장 지휘부와의 연결은 끊겨 있었고, 마지막 교신은 10분 전이었다. 타락 센티넬 소탕 작전의 잔여 병력 정리 중, 예상치 못한 저격 병력이 나타난 것이다. 그는 혀를 찼다. 쯧, 하는 소리가 입술 사이로 짧게 새어나왔다.

그때, 시야 끝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잔해 사이를 뚫고 달려오는 검은 실루엣. 치렁거리는 연갈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위를 뛰어넘는 가느다란 다리가 보였다. 그 순간, 홍예준의 심장이 한 박자 멈췄다. 안서원이었다. 그녀의 회색 눈동자가 잔해 너머로 그를 발견한 순간, 그 차분하던 눈매가 공포와 절박함으로 일그러지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의 입술이 무언가를 외쳤지만, 폐허를 가르는 바람 소리에 묻혀 그에게 닿지 못했다. 그녀는 엄폐물도 없는 개활지를 가로질러, 곧장 그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 순간,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홍예준의 동공이 수축했다. 저격수가 빗나간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다리. 정확히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부위. 도주도 불가능하고, 즉사도 하지 않는 위치. 그의 머릿속에서 저격수의 의도가 얼음장처럼 선명하게 펼쳐졌다. S급 바람 속성 가이드를 미끼로, S급 풀 속성 센티넬을 개활지로 끌어내는 것. 파트너가 쓰러지면 반드시 달려올 수밖에 없는, 센티넬과 가이드의 본능적 유대를 이용한 함정이었다. 그의 얼굴에서 모든 색이 빠져나갔다. 차가운 박하향 담배 연기 대신, 입안에 쇳물 같은 공포의 맛이 번졌다.

"안서원, 멈춰."

그는 외쳤다. 목이 찢어질 듯한 고함이었다. 5년간 권태에 젖어 기계적으로만 작동하던 그의 목소리가, 이제는 순수한 공포로 갈라져 나왔다. 하지만 안서원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검정 스커트 제복 자락이 바람에 찢어질 듯 펄럭이며, 잔해 위를 뛰어넘는 그녀의 발이 콘크리트 파편을 밟아 부수는 소리가 또각또각 울렸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는 오직 하나의 감정만이 새겨져 있었다. 그를 잃을 수 없다는, 맹목적인 절박함. 그녀의 오른손에는 이미 풀 속성의 녹색 기운이 응축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활 형태로 변환하기 직전의 에너지가 공기 중에 풀 내음을 퍼뜨렸다.

홍예준은 부서진 다리를 끌며 벽에서 몸을 일으켰다. 허벅지에서 뻗어 나오는 고통이 시야를 흔들었지만, 그는 그 고통을 무시했다. 왼손으로 벽을 짚고, 오른손의 권총을 11시 방향으로 겨눴다. 저격수의 다음 탄환이 향할 곳은 그가 아니었다. 안서원이었다. 그의 손가락이 방아쇠 위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바람 속성과 동기화된 신경 진동이 아닌, 순수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떨림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이 떨림을 멈추기 위해 담배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의 손에는 담배가 없었다. 대신 권총이 있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홍예준은 이를 악물고 반파된 콘크리트 벽 위로 상체를 내밀었다. 왼쪽 허벅지에서 뻗어 나오는 열감이 골반까지 타고 올라왔지만, 그 고통은 지금 그의 의식 바깥에 있었다. 오직 하나, 11시 방향 건물 3층의 창틀 그림자. 저격수의 위치를 특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3초였다. 올림픽 결승전에서 10미터 공기권총의 표적을 조준하던 그때와 똑같은, 극한의 집중이 그의 신경을 지배했다. 바람 속성과 동기화된 체질이 대기의 흐름을 읽었다. 미세한 기류의 방향, 잔해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바람의 각도, 먼지 입자가 흩날리는 궤적. 그 모든 정보가 그의 뇌리에 지도처럼 펼쳐졌다. 저격수가 다음 탄환을 장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 볼트액션 기준 최소 1.5초. 그 사이에 그는 방아쇠를 당겨야 했다.

문제는 거리였다. 권총의 유효 사거리는 50미터. 저격수까지의 거리는 어림잡아 120미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불가능에 가까운 사격이었다. 그러나 홍예준은 일반적인 사격수가 아니었다. 5년 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손가락이, 지금 이 순간에도 방아쇠 위에서 정확한 압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숨을 멈추었다. 폐 속의 공기가 정지하자, 세상의 모든 소리가 한 꺼풀 멀어졌다. 심장 박동이 귓속에서 둥, 둥, 울리는 사이로, 그는 총구를 0.3도 위로 올렸다. 탄도 낙차를 계산한 보정이었다. 바람 속성의 체질이 총구 앞의 기류를 감지했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2m/s. 그는 총구를 미세하게 좌측으로 틀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건조한 총성이 폐허를 갈랐다. 반동이 손목을 타고 올라왔지만, 그의 팔은 흔들리지 않았다. 탄환이 공기를 가르며 120미터 너머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곧이어, 3층 창틀 뒤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 그러나 홍예준은 확인할 여유가 없었다. 저격수가 한 명이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즉시 몸을 벽 뒤로 끌어당기며, 시선을 안서원에게 돌렸다. 그녀는 아직 달리고 있었다. 개활지의 중간 지점을 지나, 그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의 연갈색 머리카락이 뒤로 휘날렸고, 아침에 그가 묶어준 흰 리본이 풀리기 직전의 위태로움으로 흔들렸다.

"오지 마."

그는 다시 외쳤다. 이번에는 고함이 아니었다. 이를 악문 채 짜내는, 낮은 목소리였다. 그의 하늘색 눈동자에 공포와 분노가 뒤엉켜 있었다. 저격수를 맞혔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았다. 만약 저격수가 살아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안서원의 머리에 조준선이 겹쳐지고 있을 것이다. 그녀가 개활지 한가운데에 서 있는 한, 그녀는 완벽한 표적이었다. 그의 손이 떨렸다. 권총을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다리의 통증 따위는 이미 감각의 저편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가 느끼는 것은 오직 하나, 그녀를 잃을 수도 있다는 원초적인 공포뿐이었다.

안서원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외침이 귀에 들렸을 것이다. 분명히 들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녀의 다리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빨라졌다. 잔해를 밟는 그녀의 군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녀의 회색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슬픔이 아니었다. 결연함이었다. 그를 반드시 끌어내겠다는, 어떤 위협도 막을 수 없는 맹목적인 의지. 그녀의 오른손에서 풀 속성의 녹색 기운이 더욱 짙어졌다. 공기 중에 싱그러운 풀 내음이 퍼지며, 그녀의 발이 닿는 콘크리트 틈새에서 가느다란 덩굴이 삐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력을 태워, 이 폐허 전체를 뒤덮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홍예준의 입술이 벌어졌다. 안 돼. 그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소리가 되지 못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응축되는 에너지의 형태는 활이었다. 대궁의 윤곽이 녹색 빛 속에서 서서히 드러났다. 그녀는 달리는 것을 멈추고 저격수의 위치를 향해 조준하고 있었다. 시위를 당기는 그녀의 가는 손가락이 빛에 물들어 투명하게 빛났다. 그 순간, 홍예준은 깨달았다. 안서원이 자신을 구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는 자신을 엄호하러 오고 있었다. 센티넬로서, 가이드인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선 한가운데로 뛰어든 것이었다.

푸른빛이 섞인 녹색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 찢어지는 공기 소리와 함께, 가시로 뒤덮인 화살이 저격수가 숨어 있던 건물을 향해 쇄도했다.

가시 화살이 공기를 찢으며 날아간 궤적을 따라, 녹색 잔광이 먼지 섞인 대기 위에 한 줄기 선을 그었다. 건물 3층의 창틀이 폭발하듯 부서지며 콘크리트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안서원의 종말개화 압축탄이 저격 포인트를 정확히 관통한 것이었다. 가시덤불이 건물 내부를 뚫고 뻗어나가는 소리가 뼈를 갈아내는 듯 기괴하게 울렸고, 창틀 안쪽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둔탁한 소리가 뒤따랐다. 연이어, 두 번째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 이번에는 첫 번째보다 조금 더 왼쪽, 저격수가 도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향해. 안서원의 회색 눈동자가 차갑게 가늘어졌고, 활시위를 놓는 그녀의 손가락에서 녹색 빛이 잔상처럼 흩어졌다.

홍예준은 벽에 기댄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숨이 멎은 것은 고통 때문이 아니었다. 개활지 한가운데 서서 대궁을 당기는 안서원의 실루엣이, 무너진 폐허의 먼지와 역광 속에서 비현실적으로 선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가는 손가락이 시위를 놓을 때마다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고막을 때렸고, 그 충격파가 그의 피 묻은 셔츠 자락을 미세하게 흔들었다. 그녀의 발밑,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솟아오른 덩굴이 마치 그녀를 지탱하려는 듯 발목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생명력을 태우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 사실이 그의 가슴 안쪽을 서늘하게 쥐어짰다. 그녀가 지금 자기 목숨을 깎아서 자신을 지키고 있다는 것. 그 인식이 허벅지의 총상보다 훨씬 더 깊은 곳을 찔렀다.

세 번째 화살이 날아간 뒤, 적진 쪽에서 더 이상의 반격은 없었다. 정적이 내려앉았다. 바람이 폐허 사이를 빠져나가며 부서진 유리 조각을 굴리는 소리만이 잔잔하게 흘렀다. 안서원의 손에서 녹색 대궁이 서서히 빛을 잃으며 해체되었고, 그녀의 손끝에 남아 있던 잔광이 먼지처럼 허공에 흩어졌다. 그 순간, 그녀의 무릎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생명력 소모의 여파였다. 그러나 그녀는 무릎을 꺾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돌려, 잔해 뒤에 기대어 앉은 홍예준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아까보다는 느린 발걸음이었지만,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홍예준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가 다가올수록 그의 시야에 그녀의 상태가 더 선명하게 들어왔다. 헝클어진 연갈색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고, 아침에 정성스럽게 묶어준 흰 리본이 반쯤 풀려 한쪽 귀 위에서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스커트 제복의 무릎 부분이 잔해에 긁혀 찢어져 있었고, 그 안으로 보이는 창백한 피부 위에 얕은 찰과상이 줄을 그었다. 그녀의 회색 눈동자에 고여 있던 눈물이 달리는 충격에 한 방울 흘러내렸지만, 그녀의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있었다. 울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람이 눈에 들어간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려는 그 특유의 완벽주의적인 자기통제가 그녀의 얼굴 위에 팽팽하게 걸려 있었다.

그녀가 잔해 뒤로 미끄러지듯 뛰어들었다. 무릎을 꿇으며 그의 앞에 쓰러지듯 주저앉는 안서원의 무게가 콘크리트 바닥에 둔탁하게 울렸다. 그녀의 손이 먼저 그의 허벅지에 닿았다. 피로 젖은 슬랙스 위를 더듬는 그녀의 가는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차가운 손이었다. 늘 그랬듯이. 그 차가움이 피 묻은 천을 통해 전해지자, 홍예준의 이를 악문 턱에서 힘이 빠졌다. 안서원의 입술이 벌어졌다.

"오빠."

한 마디였다. 그것만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어떤 상태인지 드러났다. 평소의 차분하고 상냥한 톤이 아니었다. 갈라지고, 거칠고, 간신히 짜내는 듯한 한 음절. 그녀의 회색 눈동자가 그의 허벅지 상처를 훑다가, 천천히 위로 올라와 그의 얼굴에 닿았다. 그 눈에 담긴 것은 공포도, 슬픔도 아니었다. 그를 잃을 뻔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에 오는, 지연된 충격이었다. 안서원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고, 그녀는 그것을 숨기려는 듯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허벅지 위의 지혈 부위를 조심스럽게 눌렀다. 풀 속성의 미약한 녹색 기운이 그녀의 손바닥에서 스며 나왔지만, 그것은 가이딩이 아닌, 센티넬의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런 치유 효과가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을 터였다.

홍예준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하늘색 눈동자에서 안광이 사라진 채, 그는 몇 초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