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CATEGORY
i love u, always!
Secret.
그녀는 그의 과녁이었고, 동시에 그의 방아쇠였으며, 그가 쏜 총탄의 궤적을 제멋대로 휘게 만드는 예측 불가능한 바람이었다.
행성
2026.09.02

밤의 색은 검은색이 아니라, 미드나잇 블루에 가깝다. 홍예준은 소파에 기댄 채 제 품에 안겨 잠든 안서원을 내려다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모든 빛이 사라진 어둠이 아니라, 아주 깊고 짙어서 다른 모든 색을 삼켜버린 하나의 완전한 색. 그의 펜트하우스 거실을 채운 것은 바로 그런 종류의 어둠이었다. 도시의 불빛은 두꺼운 방탄유리와 차폐 필름 너머에서 희미한 성운처럼 부서졌고, 오직 스탠드 조명 하나만이 두 사람의 주변을 오렌지색의 좁은 섬처럼 밝히고 있었다. 그 섬 안에서, 홍예준은 숨소리마저 죽인 채 제 우주의 유일한 행성인 안서원을 관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