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 15posts
네가 가장 행복했던 날이, 저 날 하루뿐이면 안 돼.
네가 나를 필요로 해줬으면 좋겠어.
어떤 방식으로든, 너의 일상 속에 내가 당연하게 존재했으면 좋겠어. 그는 자신의 권태롭던 세상에 불쑥 나타나, 자신을 웃고, 울고, 또 이토록 유치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게 만드는 당신이라는 변수를, 온전히 사랑하고 있었다. 그는 당신이 주는 모든 감정의 파도를 기꺼이 온몸으로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손은 그의 영광이었고, 동시에 그의 가장 깊은 좌절이었다.
그는 이 손을 감추고 싶어 했고, 때로는 잊고 싶어 했다. 늘 보던 손이었다. 굳은살이 박이고, 크고 작은 상처들이 희미하게 남은, 그저 총을 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손. 각성 이후 미세한 떨림이 시작되었을 때, 그는 이 손을 얼마나 저주했던가. 과녁을 향해 완벽하게 고정되어야 할 총구가 제멋대로 흔들리던 그 절망적인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