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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말이님
0613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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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현생
고려 충렬왕 재위 14년. 서기 1288년의 겨울이었다.개경의 하늘은 납빛으로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고, 북쪽에서 불어오는 삭풍이 궁궐의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을 흔들었다. 원 간섭기라는 시대의 무게가 고려의 모든 것 위에 내려앉아 있던 때였다. 원의 달루가치가 개경 곳곳에 눈을 박고 앉아 있었고, 고려의 왕은 원의 부마국 왕이라는 굴레를 목에 걸고 있었다. 그 시절, 왕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자리를 채운 것은 권문세족의 사병과, 그 사병을 움직이는 은밀한 힘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요술이라 불렀고, 무당의 주술이라 속삭였으며, 혹자는 하늘이 내린 재앙이라 두려워했다. 각성자. 그들은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이었다. 초인적인 힘을 지닌 자들이 권문세족의 그림자 속에서 암약하며 정적을 제거하고, 민초의 피 ..
0612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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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스스로 선택한, 아니, 강제로 떠맡겨진 뒤 결국 자신이 원하게 된 현실.
그녀가 자신의 옆에 서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꿈속의 장면처럼. 하지만 그의 손에 감긴 그녀의 손가락이 전하는 온기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이것은 현실이었다.
0611
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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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한 발. 그의 긴 다리가 만들어내는 보폭이 평소의 절반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그녀의 160센티미터에 맞추는 걸음. 그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다는 사실을 그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0611
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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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 없는 차가운 눈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빛이 그녀를 향해 일렁이고 있었다.
예쁘다고 했잖아. 한 번 말한 거 두 번 안 해.
0611
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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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만 보잖아. 언제나.
그래, 네 거야.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카락 한 올부터, 이 심장까지 전부.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마, 서원아. 다른 누가 나를 보든, 무슨 말을 하든, 그건 아무 상관없어. 중요한 건 내가 누구를 보느냐인데… 나는 너만 보잖아. 언제나.
0609
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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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말이님
2026.06.13 15:13
보냄